출근환의 주재료

벌꿀

예전에는 집집마다 찬장에 꿀단지가 있었습니다. 남편이 술을 많이 마신 다음날이면, 아내는 그런 남편을 위해 꿀물을 타 주곤 했죠. 그만큼 꿀은 이미 익숙한 천연 숙취해소제입니다. 또한 부드러운 단 맛은 꿀만의 장점입니다. 무엇보다도 꿀의 접착성이 아니라면 애초에 환을 빚을 수도 없으니, 꿀이야말로 출근환의 필수 원료입니다.

헛개나무 열매

이름부터가 '먹으면 술이 헛것이 된다'는 말에서 유래했다고 하는 헛개나무 열매는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숙취해소 원료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숙취해소제 대부분에 들어 있지요. 네. 그렇습니다. 남들이 다 넣으니 저도 넣었습니다.

칡꽃 분말

즙의 형태로 자주 접하는 칡이라는 식물의 꽃입니다. 전통적으로 칡꽃을 사용한 처방으로는 갈화산, 갈화해성탕, 신선불취단, 만배불취단, 신선성주단 등이 있는데 모두 술을 깨게 하는 처방입니다. 신선이 되어 취하지 않는다거나, 만 잔을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는 뜻의 처방명을 보면 선조들의 허풍이 대단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귤나무 열매 껍질

우리가 겨울철에 많이 먹는 귤의 껍질을 말린 것입니다.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셔서 술병이 난 사람에게 대금음자라는 처방을 쓰는데, 여기에 귤껍질이 아주 많이 들어갑니다. 그 외에도 술과 관련된 처방에는 거의 빠지질 않습니다. 그러니 출근환에도 당연히 넣어야지요. 혹시라도 절 생각해서 드시고 남은 귤껍질을 보내주고 싶으시다면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오리나무 수피

오리나무라는 이름은 예전에 이 나무를 길가에 이정표 삼아 5리마다 심은 데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는데 분명치는 않습니다. 어쨌든 꽥꽥 소리 내어 우는 동물과는 무관합니다.  '술에 오리나무를 담가 두면 물이 된다.'는 말이 있어, 민간에서 많이 사용된 숙취해소제입니다.